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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티칸의 역사적 순간: 제267대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깊이 들여다보기

by zenith12i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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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의 역사적 순간: 제267대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깊이 들여다보기

가톨릭교회의 새로운 수장을 선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들의 비밀 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어제(7일, 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새로운 교황 선출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교황 선출의 과정과 의미, 그리고 새 교황에게 놓인 도전과 기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종교와 세계 정세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번 콘클라베가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 보겠습니다.

콘클라베: 천년의 전통을 간직한 신성한 의식

콘클라베(Conclave)란 '열쇠로 잠근다(cum clave)'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해 추기경들이 외부와 단절된 채 진행하는 비밀 투표 과정을 말합니다. 이 전통은 13세기부터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교황 선출의 핵심 절차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 콘클라베의 모든 절차는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1996년에 공표한 교황령 '우니베르시 도미니치 그레기스(Universi Dominici Gregis)'와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각 2007년과 2013년에 수정한 규정에 따라 진행됩니다. 이 문서는 교황 선출 과정의 모든 세부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의 위계질서와 전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로 유명한 시스티나 성당은 1492년부터 교황 선출의 장소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시스틴-성당-내부-이미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콘클라베

이번 콘클라베는 바티칸 사도궁 내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되며, 80세 미만 70개국 추기경 133명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됩니다.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원래 총 135명이었으나, 스페인의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과 케냐의 존 응제우 추기경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참가 추기경단의 구성은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유럽 출신이 가장 많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다양한 대륙의 추기경들이 참여하여 교회의 보편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기간 동안 임명된 추기경들의 비중이 높아, 그의 교회 쇄신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콘클라베의 역사적 변천

콘클라베 제도는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에 의해 공식화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추기경들이 한 장소에 격리되어 하루가 지나도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식사가 제한되고, 5일이 지나면 빵과 물, 포도주만 제공되었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규정은 1996년까지 완화되어 왔으며, 현재는 추기경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엄격한 절차로 진행되는 교황 선출 과정

선거인단 추기경들은 7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단장이 집전하는 '프로 엘리젠도 폰티피체(Pro Eligendo Pontifice)' 미사를 드린 후, 완전히 세상과 단절된 채 오후에 시스티나 성당에 입장했습니다. 이들은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 모두 나가라)'라는 선언과 함께 추기경들만 남게 되고, 이후 묵상과 선서를 통해 비밀 유지와 공정한 선거를 다짐합니다.

첫날에는 오후 4시 30분에 한 번의 투표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매일 오전과 오후 각 두 차례씩 총 네 번의 투표가 실시됩니다. 투표는 다음과 같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1. 준비 단계: 각 추기경은 라틴어로 "나는 하느님 앞에서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이를 선출한다(Eligo in Summum Pontificem)"라고 쓰인 투표용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기입합니다.
  2. 투표: 각 추기경은 성경에 손을 얹고 "그리스도께서 나의 심판자이시니, 내가 가장 합당하다고 여기는 이에게 투표함을 맹세합니다"라고 선서한 후 투표함에 용지를 넣습니다.
  3. 개표: 무작위로 선발된 3명의 개표인(Scrutineers)이 투표 결과를 집계하고, 다른 3명의 확인인(Revisers)이 이를 검증합니다.
  4. 소각: 투표가 끝난 후 투표용지는 특별한 화학 물질과 함께 소각되어, 선출에 실패하면 검은 연기가, 성공하면 하얀 연기가 나오게 됩니다.
"전통적으로 투표 결과를 알리는 연기 신호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의미를 지닌 순간입니다.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는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희망의 신호입니다."

새 교황 선출을 위해서는 전체 투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89표를 얻어야 합니다. 만약 33번의 투표 후에도 선출되지 않으면, 결선 투표가 실시되어 단순 다수결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현대 콘클라베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흰 연기의 과학

과거에는 젖은 짚(검은 연기용) 또는 마른 짚(흰 연기용)을 함께 태워 연기 색을 구분했으나, 2005년부터는 특수 화학 물질을 사용하여 명확한 색상의 연기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검은 연기를 위해서는 염화암모늄, 황산칼륨, 안트라센을, 흰 연기를 위해서는 염소산칼륨, 락토오스, 콜로포늄 수지 등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으로 연기 색상의 명확성을 높였습니다.

새 교황 발표 절차와 첫 축복

새 교황이 선출되면 다음과 같은 절차가 진행됩니다:

  1. 수락 확인: 수석 추기경이 당선인에게 "교회의 수장으로서의 선출을 수락하십니까?(Acceptasne electionem de te canonice factam in Summum Pontificem?)"라고 묻고, 수락 의사를 확인합니다.
  2. 교황명 선택: 새 교황은 자신의 교황명(Papal name)을 선택합니다. 이름 선택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전 교황들의 정신을 계승하거나 새로운 방향성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알현실 의식: 새 교황은 알현실(Room of Tears)에서 교황 제의(흰색 카수블라)와 모자(주케토), 그리고 교황의 상징인 팔리움을 착용합니다.
  4. 공식 발표: 수석 부제 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중앙 로지아)에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선언하고 새 교황의 이름을 발표합니다.
  5. 첫 축복: 새 교황은 발코니에 나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첫 축복을 내립니다.

이 모든 절차는 수백 년의 전통에 따라 진행되며, 각 단계마다 깊은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새 교황의 첫 모습과 첫 말씀은 향후 교황직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최근 콘클라베 소요 기간

교황 선출 연도 투표 횟수 소요 일수
프란치스코 2013년 5회 2일
베네딕토 16세 2005년 4회 2일
요한 바오로 2세 1978년 8회 3일
요한 바오로 1세 1978년 4회 1일

제267대 교황 후보들과 향후 가톨릭 교회의 방향성

현재 유력 후보로는 교황청 2인자인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트로 파롤린 궁무원장(70세)과 마테오 마리아 추피 추기경(59세),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세), 프랑스의 장마르크 아블린 추기경(74세)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타글레 추기경이 선출된다면 역사상 첫 아시아 출신 교황이 탄생하게 됩니다.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73세)도 후보군으로 언급된 바 있습니다. 그가 선출된다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 가톨릭 교회에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 콘클라베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에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2013년 3월 13일 5번째 투표에서 교황으로 선출되었으며, 즉위 12년 만인 지난달 21일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으로 88세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이번에도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는 '깜짝 선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 교황이 누구든, 그는 세계화, 세속화, 교회 내 개혁 요구, 성직자 성 스캔들, 재정 투명성, 기후 변화, 전쟁과 빈곤 같은 전 세계적 문제 등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 사회의 요구에 응답해야 하는 어려운 균형 잡기가 요구됩니다.

교회가 새 교황에게 기대하는 역할

많은 가톨릭 신자들과 종교 전문가들은 새 교황이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교회 일치와 쇄신: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뉜 교회 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내는 역할
  • 청년 신앙 활성화: 젊은 세대의 신앙 이탈을 막고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 제시
  • 생태적 회심: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교회의 책임 계승
  •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 난민, 빈곤층, 차별받는 이들을 위한 교회의 사회적 역할 강화
  • 종교 간 대화: 다양한 종교와의 평화적 공존과 대화를 통한 세계 평화 증진

역사적으로 볼 때, 교황 선출은 단순한 종교 지도자의 교체를 넘어 세계사의 흐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가톨릭 교회는 단순한 종교 공동체를 넘어 세계 평화, 사회 정의, 인권,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12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양심의 목소리로서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도덕적 권위를 갖습니다. 누가 새 교황이 되든, 복잡한 현대 세계에서 교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중요한 과제를 맡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교황이 되든, 그는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로서 복잡한 현대 세계에서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중책을 맡게 될 것입니다. 전 세계 신자들은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를 기대하며 바티칸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새 교황의 선출 소식이 전해지는 대로 추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톨릭 교회의 새로운 장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리고 새 교황이 교회와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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